2024. 10. 26. 17:34ㆍThe Journey/in Korea
제주에서 배로 갈 수 있는 섬들 중 제일 먼 섬인 추자도, 그중에서도 나바론 하늘길과 하추자도에 대한 리뷰이다. 나바론 하늘길 올라가는 과정 그리고 바이크를 타면서 다닌 하추자도와 다무래미라는 섬 속의 섬을 찾아가 본다. 추자도 여행에 대한 팁을 원하는 사람에겐 도움 되는 글이길 바란다.
추자도의 아침,그리고
추자도에서의 두번째 날이다. 한순간 한순간이 소중하다. 그렇기에 늦잠을 자기보다는 일찍 일어나 일출을 바라보기로 마음먹었다. 아침의 푸르스름하고 습한 기운이 방 안에 스며든 순간 나는 깨어났다. 일출시간 30분 전이다. 어차피 아무도 쳐다보지 않을 것 이기에 세수만 한 채로 바로 바깥으로 나갔다....
추자도에서 제일 높은 언덕으로 올라가서 새로 산 드론을 날려본다. 가벼운 녀석이라 그래서인지
"형님~ 나 날아가요!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듯 윙~윙~하며 큰소리의 프로펠러 소리를 낸다.
어허! 그 입 다물거라! 그리고 나에게 멋진 풍경을 선사해다오!
드론샷도 드론샷이지만 왜인지 파도소리를 들으며 멍때리기를 하고 싶었다.
바이크에 다시 올라, 시동을 걸고 상추자도의 위쪽 끝으로 향해본다.
아뿔싸! 좀 꾸미고 나올걸 그랬나보다. 바이크 주차할 공간이 부족해 어느 집 앞마당에 주차를 했더니
이 녀석이 경계심을 풀지 않는다... 어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당장나가! 라고 했던 것 같다.
(야매 동시통역기..) 미안, 그런데 주차할 데가 마땅치 않아...ㅋㅋ
(조금 꾸미고 나오면 안짖었으려나..? 꾀죄죄한 동네 아저씨가 맘에 안 들었나 보다.)
전날에 파도가 넘친 공간이었는지, 어느 돌무더기로 가니 바위 한가운데 물이 고여있다.
사진쟁이면 못 참는 공간이다. 바로 구름과 떠오르는 태양을 담아본다. 나름 운치 있는 시간과 공간, 혼자이고 싶었지만 혼자가 아니게 된, 파도소리만 철석철석 쏴아 쏴아 들리는 정말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새우깡도 없는데 자꾸만 갈매기들이 나를 구경하러 와서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말이다.
시간을 잊어먹고 멍 때리고 있는데 전화가 울린다.
" 야인 이 아침부터 어디 간? 아침식사 먹으러 오라게" (뚝)
밥시간이다....&&&^^
나바론 하늘길, 하늘에 닺는
힘들다. 정말 힘든 구간이다. 그렇지만, However, 추자도까지 와서 나바론 하늘길을 오지 않는다면 추자도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만큼 하늘길은 추자도 매력의 80% 정도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힘든 여정을 올라가는 만큼, 준비물도 간단한 게 최고이다. 이것저것 챙겨 가다가는 정말로 힘들어진다. 가능하면 등산스틱을 가져가는 것도 크나큰 이익이 된다. 올라가는 구간도 있지만 가파르게 내려가는 구간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총 소요시간은 넉넉하게 잡아 2시간 정도이다. 아침밥을 먹고 조금 쉬다가 올라가기에 아주 좋은 코스이다. 이런 맘을 알았는지 정겨운 민박 주인아주머니께서 손수 김밥을 싸주셨다. "이따가 배고프면 먹어?" 모르는 남이 아니라 마치 친척의 정을 보는 것 같다. 정말 정겨운 마음을 가지고.... (이런 걸 두고 츤데레....?)
슬슬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계단이 쭈욱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힘이 든다. 숨이 차오른다. 가슴이 뛴다. 쿵쿵쿵...
그렇지만 쫓아오는 사람 없고 빨리 가야 할 이유도 없었기에 중간중간 충분히 쉬며, 드론촬영도 하면서 멋진 경치를 감상해 본다.
쿵쿵쿵
가슴이 뛴다. 힘들어서, 그리고 너무나 감탄스러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서.
산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높이이지만, 정말 올라가기 어려운 곳이다. 그만큼, 그 고생과 땀만큼 더 값지고 더 두근대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과 멀어지고 높아지고, 경적소리와 배소리, 그리고 자동차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는... 파도소리와 바람소리만 존재하는 이 공간... 눈감고 가만히 있어본다.
쿵쿵대던 심장소리는 점점 옅어지고 파도소리와 지저귀는 새소리만이 존재할 뿐이다.
바로 이런 것이 마음 챙김이라 생각한다. 명상은 멀리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에 존재할 수 있으면 그게 명상이고 마음챙김이라 생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론..)
웬만하면 하늘길 전체를 걷고 싶었지만, 이상기후란 녀석이 괴롭힌다. 어떻게 9월 말인데 한 낮 기온이 28도란 말인가?! 물은 충분히 있었고, 비상시를 대비한 초코바까지 챙겨갔지만 무리무리... 더 이상 가다가는 쓰러질 것 같았다.
내려가면서 골목골목길이 너무나도 이뻐서 드론인 DJI NEO를 꺼냈다. 날 따라다니는 귀여운 반려동물이 졸졸졸 따라오는 기분이다. 물론, 조금은 시끄러운 녀석이지만 말이다.
웬만한 골목도 잘 따라오는 네오... 혹시나 주변 민가에 폐를 끼칠까지 조금은 빨리 걸어보았다.
그래도 졸졸졸 잘 따라오며 촬영하고 이리 와 손! 하면 손 위로 올라가 "착"하고 착지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기능이다. 마치 너무 가벼워 바람에 날아가지만 주인바라기인 날아다니는 강아지(?)라고 표현될 거 같다. 소음을 제외한다면 마치 날개가 달린 포메라니안 같다고 혼자 생각해 본다.
정말 숨겨진 멋진 광경
추자도의 섬이지만 때로는 잠겨있어 넘어갈 수 없고 간조 때엔 넘어가서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인 "다무래미"섬을 소개해본다. 가는 길은 조금 험악하지만 무조건 강추하는 공간이다. 필자는 낮에도 가고 밤에도 (무섭지만 헤드라이트 키고) 가서 밤하늘에 총총 박혀있는 별들을 감상했었다.
분명 간조시간에 맞추어 갔지만 다무래미 섬과 추자도 사이의 물은 이미 허리높이까지 차올라 있었기에 아쉽지만 바다에 발을 담그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드론을 꺼내서 혼자 놀기를 한번 시전 해보았다..!!
네오 드론의 제일 큰 장점이 바로, 혼자 놀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이나 조종기 연결 없이 6가지 동작을 버튼 하나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vlog용으로는 최적화된 기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어느 곳을 걸으면서 내레이션을 하는 경우엔 폰으로 연결해서 영상에 음성녹음도 가능하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라 할 수 있겠다.
힐링이다. 정말로 힐링이다. 날이 아직 너무 더워서인지 바닷물도 차갑지 않고 따듯해서 마치 족욕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 아무도 없기에 유치하게 발을 첨벙첨벙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남는다. (차마 들어가서 수영을 하진 못했지만 수영복을 가져온다면 충분히 가능할 거란 추측을 해본다.)
피로에 지쳐 숙소로 돌아와 한숨 자고 나니, 어느덧 해 질 녘이다.
일몰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바이크에 시동을 걸고 하추자도로 향해본다. 상추자와는 또 다른 매력을 내뿜는 하추자도는 비록 상추자도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수수하고 조용한 시골마을로 돌아간 기분이 들게 만드는 동네이다.
추자도의 광활한 경관이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촬영한 드론 영상을 공개해 본다. (4K로 감상하세요!)
비록, 짧은 일정으로 다녀온 곳이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가서 놀고 싶은 걷고 싶고 명상하고 싶은 이 공간을,
포스팅으로나마 소개해본다. 별 다섯 개 강추한다.
9월 추자도 여행기 끝!
- THE END -
아래 글도 같이 보면 좋아요! ⋰˚☆
그나저나, 전 왜 여행 크리에이터에서 맛집 크리에이터로 바뀌었을까요?ㅎㅎㅎㅎ (다시 여행기 올리면 또 바뀌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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