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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여행] ESSEN 근교 한적함을 만나다. Hattingen(하팅엔) 마을

2023. 11. 2. 21:05The Journey/Somewhere in Europe

 

 

 

목차



     

     

     

     

     

     

     

    독일의 에센지방 근교, 산책하기 좋은 곳을 만나다.

     

    독일 하면 보통 베를린이나 프랑크프루트, 뮌헨 정도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베를린은 독일의 수도로써 명성이 깊고, 프랑크프루트는 루프트한자의 허브공항으로써, 그리고 뮌헨은 축구와 옥토페스트로 유명한 동네이다. 한국인들에게는 약간 생소할 수 있는 지방인 에센은 독일 서부의 메인 도시라고 할 수 있는(그리고 서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으로써의 도시이기도 한 ) 뒤셀도르프 라는 지방의 오른쪽에 위치한,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지방이다. 독일의 경우는 마치 전주한옥마을 같이 지방마다 옛건물들을 보존해 놓은 구시가지(Altstadt)를 많이 보존해 놓았다. 그래서 전주한옥마을처럼 구시가지 지역과 일반 도시의 경계선이 명확한 편이다.

     

     이 날 방문한 하팅엔(Hattingen)지방의 구시가지는 일부러 찾아갔다기 보다는 한인마트가 있는 에센지방을 방문한 김에 근처를 산책할 겸 (그리고 현지인의 추천도 있어서) 방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날씨까지 매우 좋았기에 멋진 사진들을 담아낼 수 있었다.

     

    마을의 입구에서, 멋진 주택을 발견하다.

     

     지하철 역으로 보이는 곳 옆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구시가지를 향해 걸어가는 길, 마치 숨겨진 도시를 찾는 듯한 느낌의 골목길이 눈 앞에 펼쳐진다. 마치, 높은 나무들이 있는 미로로 향해 걸어가는 길... 무선 이어폰을 꺼내 감성적인 노래를 들으며 조금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본다. 마침 평일이라 사람들도 많이없었다. 정말 독일인들만 아는 곳이여서인지, 아니면 조금은 수수하기 때문에 유명하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관광객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정말로 독일에 와 있다는 생각이들기 시작했다.

     

    구시가지의 입구에서의 순간을 남기다.

     

    구시가지라고 해서 관광전용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아니다. 물론, 많은 가게들이 보이긴 했지만 상당 수의 건물들은 2,3층이 일반 주택인 건물들이었다. 평일 점심때 쯤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일인들은 이미 야외 테이블이 마련된 카페와 식당에서 한 낮의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었고 몇몇 독일인은 맥주의 본고장 답게 낮술을 즐기고 있었다.

     

     

     

    마을의 입구를 지나면 마을의 한가운데엔, 여느 소도시의 마을들 처럼 높게 솟은 지붕이 있는 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지만 이 곳의 성당은 실제 사용하는 성당이라기보단 흔적이 남아 있는 건물로 보였다. 왜냐하면 매 시간마다 종이 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진 상에서 이상해 보이는게 아니라 실제로도 지붕이 뭔가 대칭이 안맞아서 왼쪽으로 기울어진 듯해 보였다. 그래서 내 눈이 잘못되었는지 착시인지 확인해보았지만, 기울어진게 맞아보였다.

     

     

     

     

    마을 사이의 골목들은 그리 넓지는 않았다. 만약 관광지로 많이 알려져있었으면 수많은 인파에 지나다니기 어려웠을테지만, 다행히 아직은(?) 안 알려진 관계로 여유롭게 유럽의 감성을 느끼면서 구석구석 관찰을 하며 다닐 수 있었다.

     

     

     

     

     

     

    거리를 걷다보면 가게 표지판들이 그림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 중생시대에 글자를 모르는 서민들을 위해 직관적으로 가게에서 파는 물건을 알 수 있도록 그림형식으로 간판을 만든 것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들도 이런 형식의 간판이 있는걸 보면 독일만의 특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숨막히는 골목들, 정말 좁다. 건물들이 아주 높지는 않았지만, 일정한 네모 건물들에 익숙한 나로써는 집집마다 색도 다르고 모양도 조금씩은 다른 전통가옥들이 빈틈없이 늘어선 이 골목이 살짝은 비좁게 느껴지기도 했다. 

     

     

     

     

     

     

     

     

     

    사진을 취미로 삼으면서 좋은 점은, 앞만 보면서 가는게 아니라, 새로운 시각, 남들과는 다른 사진을 남기기 위해 피사체를 구석구석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마을의 골목길을 걸을 때에도 마치, 발레를 하듯이 뱅글뱅글 돌면서 걸어갔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쟤 왜저래?" 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사진기를 들고 있었으니 조금은 이해해 주지 않았을까 한다.

     

     

     

     

    재밌는 점들은 뭔가 각자 집들의 특징들이 미세하게 다르면서도 일정한 패턴이 보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뭔가 다르면서도 같은 가옥들이 뭔가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마을 중앙에 있는 성당에 들어가보았다. 평일이라 예식은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단순관광용 혹은 유물보존의 의미로 남겨놨다고 하기에는 내부가 엄청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고 의자들도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중앙에 크게 뵈는 파이프 오르간의 파이프들이 특히 인상적이였는데 실제 연주되는 소리가 마음속에서 울리고 있는 것 같았다. 내부의 크기가 엄청 크고 높지는 않았기 때문에 비교적 좁은 공간에 반사되는 웅장한 소리를 상상할 수 있었다.

     

     

    따듯해진다. 빛도, 마음도.

     

    푸른 하늘에 펼쳐진 구름도 지나가고, 하늘에 떠있는 태양도 점점 낮아진다.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면 빛의 색도 짖어지고 따듯해진다. 한 낮의 쨍함과는 다른 푸근함과 따듯함이 점점 물들어가는 시간이다. 이 순간들, 그리고 빛들이 건물 사이사이로 비추어내리고 그런 빛을 담아내는 도구가 바로 사진기, 카메라이다.

     

    사진도 일종의 예술이기 때문에 정답은 없지만, 그렇기에 공부를 하면 할수록 어려운 취미인것 같다.

     

     

     

     

     

     

     

     

     

     

     

     

    요즘 드는 생각은 사진은 빼기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많은 것을 담아내기 보다는 내가 의도한 바를 정확히 사진을 보는 사람들도 잘 알수 있게 강조할 수 있는, 그래서 더 담기보다는 더 많은 것을 덜어내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촬영하는 대상에 점점 더 다가가야 더 좋은, 마음에 드는 순간을 기록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마음의 여유로움.

    이 마을을 산책하면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많은 비용을 들여 여행을 온 만큼 많은 것을 봐야한다고 생각하기에 몸을 바쁘게 움직이다보면 나를 위한 여행이 되지 않고 그냥 수많은 곳을 구경만 하다온 경험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때로는 화려함, 그리고 때로는 느리게 하는 여행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것을 기억하고 담아내기 위해서는 더 비워야 한다. 

     

    일부러 여행코스에 넣어 다녀온다기 보다는, 에센지방에 올 기회가 있으면 늦은 점심 식사 후, 해질녘까지 천천히 둘러보기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독일 도착 1일차에 방문한 곳이였지만, 이색적인 풍경덕에 감성적인 에너지가 마구마구 채워지는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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