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17. 18:37ㆍThe Journey/in Japan
도쿄 신주쿠에는 많은 맛집이 있다. 그만큼 사람도 많은 도시인데, 정말 맛있는 음식점을 찾기는 그만큼 힘들다. 신주쿠 여행 중에 방문하게 된 "진짜"맛집인 라멘 타츠노야에 대해서 이번 포스팅을 통해 소개해본다. 다만, 현지인들에게도 엄청난 맛집으로 유명해서 웨이팅은 길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목차
도쿄 여행의 묘미, 음식
일본을 여행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분명 식(食), 즉 먹을거리일 것이다. 특히나 멀고도 가까운 나라인 일본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맞는 입맛을 가진 음식들이 다양해서 더더욱 찾기도 하다. 이제는, 특히나 코로나 이후에는 한국에서도 일본의 본토 맛을 그대로 보존하는 음식점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어느 정도 한국화(?)가 이루어진 음식점들이 많기 때문에 "이야 맛있네!"보다는 "음? 맛있긴 한데 내가 아는 맛인데?"라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래서 독특한 맛을 찾아 여행을 가기도 하는데, 이번 일본 여행에서 마침 신주쿠를 갈 일이 있어서 신주쿠 주변의 수많은 맛집들을 이미 구글지도에 태그 해놨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유명하기보다는 진짜 맛집을 가려고 했고, 저녁식사 시간에 비슷하게 니시신주쿠(西新宿) 근처에 도착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곳 주변의 음식점들을 찾아보았는데, 미리 메뉴를 다양하게 선정해서 여행 당일에 제일 끌리는 음식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신주쿠에 방문한 당일, 제일 끌리는 음식이었던 '일본라멘'을 따라 미리 찾아둔 맛집으로 향했다.
'라멘'(ラーメン)이라는 단어는 중국어 '라몐'(拉面, 랍면)에서 비롯되었는데, 원래 뜻은 '손으로 쳐서 만든 면, ' 즉 수타면을 의미하는 단어였다. 이 라면을 국물에 말아 내놓는 중국 요리 '탕면'이 일본에서 현지화되면서 점점 독자적인 형태로 변화한 것이 오늘날의 라멘의 원형이다.
구체적으로 일본 요리 라멘으로의 전환점이 언제였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주류 설로는 1870년 요코하마 발생설과 1910년 도쿄 아사쿠사 발생설, 1922년 삿포로 발생설 세 가지가 있다. 그리고 세 발생설 모두 중국 요리가 라멘의 기원임을 명시하고 있다.
오늘날 일본 라멘의 모태에 가까운 탕면 계열 라면으로는 '란저우 라몐(兰州拉面)'이 있다. 오래 우려내서 기름진 육수를 사용하는 일본 라멘과는 달리 보통은 쇠고기 살코기 부분을 넣어 기름기가 일본 라멘보다 현저히 적고 맛도 일반적인 국수처럼 담백한 맛이다. 중국 특유의 매운 장인 라유(辣油, làyóu)로 간을 맞춰 먹기도 한다. 오늘날의 일본 라멘은 이미 현지화를 많이 거쳐서 오히려 이런 라면과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편이지만, 라멘의 기원에 그나마 가장 가까운 원형은 이 란저우 라멘에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한동안 중화소바 형태에 머무르던 라멘은 후쿠오카 기원의 돈코츠 라멘이 일약 붐을 일으키면서 다시금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이후 여러 세련된 기법을 도입하고 맛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뉴웨이브 붐이 다시금 일면서 '요리로서의 라멘'이란 정체성이 확립되어 갔다. 세련됨을 추구하던 뉴웨이브에 대한 반발로 2000년 중후반 후엔 농후계 붐이 다시금 일기도 했으며 10년대 중후반 이후에는 중화소바의 형식을 극도로 발전시킨 라멘이 다시 유행 궤도에 오르는 등 매 시기마다 유행하는 형식이 다르며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
사실은 이미 유명한 가게
이번 포스팅을 통해서 소개할 가게는 타츠노야 라멘 (ラーメン龍の家 新宿小滝橋通り店)이다.
음식점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이미 한국의 유명한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적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정확히는 백종원 님이 출연하시는 TV프로그램에서 도쿄의 라멘 맛집으로 소개된 적이 있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혹시나 한국사람들에게만 맛집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 현지인들이 가는 곳이라기보다는 관광객 전용 맛집 같은 곳들이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다행이었던 것은 저 방송이 방영된 지가 벌써 5년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미 다녀갈만한 관광객들은 모두 다녀간 후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웨이팅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별로 줄이 길지 않아서 금방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생각을 못했던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좁은 가게 내부였다. 자리가 얼마 없었기 때문에 회전율이 낮아서 비록 기다리는 사람은 얼마 없었지만 대기는 거의 1시간가량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도 그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물으면 그만큼 오래 기다릴만한 맛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드시 맛봐야 할 라면...!
보통은 자기 차례가 되면 종업원이 안내해 주는 데, 이곳은 더욱 빠른 자리회전율을 위해서 미리 주문을 받는다.
앞에 1~2팀 정도 기다리고 있으면 종업원이 일본어로 "올라가셔서 주문 먼저 부탁합니다"(추정... 일본어 모름)이라고 하고 가게 입구에 있는 버튼식 키오스크를 이용해서 미리 주문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한쪽을 뜯을 수 있는 티켓을 받으면 바깥의 줄에서 종업원이 반쪽을 뜯어간다.
미리미리 만들어둔다기보다는 삶아야 할 면의 양을 미리 파악하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이곳의 온 이유는 타츠노야 라면 신주쿠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츠케멘 모츠(곱창 츠케멘)를 맛보기 위해서이다.
보통 다른 블로그나 후기들을 보면 한국 사람은 꼭 "소"사이즈를 주문해야 한다고 하는데 자판기에 적힌 버튼이 죄다 일본어로만 되어 있어서 어쩌다 보니 중(정량 반) 사이즈의 라면을 주문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중"자도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충분히 배부르게 먹었기에 1시간 기다리는 것이 가치가 있었다고 느낄 정도이다. 주문한 메뉴는 크게 3가지였는데..
츠케멘 모츠 (중)
곱창(모츠) 추가
병맥주 1개
이곳의 곱창요리 방식이 매우 독특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이번에 대기하면 다시 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일부러 곱창을 추가했었고,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한 선택이었다.
가게를 들어서면 아주 우렁차게 손님을 맞이해 준다.
"손님 X분 입장하십니다~"
"이랏샤이마세~~~!!(어서 오세요)"
이번에 앉게 된 자리는 카운터 석이였는데 주방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 뭔가 독특했던 곳이었다. 눈앞에서 조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더더욱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을까? 여느 가게들이 그렇듯 주방은 매우 좁았다. 그리고 종업원 3명이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고 있었다. 가게의 손님 수에 비해서는 뭔가 적은 게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기다리고 있으니 먼저 병맥주가 나온다. 비록, 생맥주는 아니었지만 목을 축이기에는 충분하다. 병을 통째로 비우기 전에 요리가 나와야 할 텐데..라는 생각만이 들뿐이었다. 주방을 보면 절대로 천천히 만드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더욱 정성을 들여서 세심하게 신경 쓰는 모습이 보인다. 맛뿐만 아니라 이러한 종업원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손님들은 또 한 번 감탄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일단, 비주얼은 합격이다. 충분히 맛있을 것 같다. 고기국수에 익숙해져 버린 제주도민이었지만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음식의 자태가 감동 깊었다. 면은 방금 물에서 꺼낸 것처럼 탱탱한 상태였고 계란은 반숙 그리고 차슈는 절대 질기지 않고 야들야들하고 적당한 크기에 적당한 두께였다.
주문한 라면은 "츠케멘"이었기 때문에 소스가 함께 온다.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면, 츠케멘은 마치 소바를 간장에 잠깐 담갔다가 먹듯이 간이 쎈 소스에 잠깐 담궜다가 먹는 일본식 라멘이다. 그래서 국물이 있는 일반 라면과는 또 다른 맛인데, 이곳은 모츠(곱창)가 들어갔기 때문에 츠케멘 소스에 곱창이 몇 조각 있다.
적당한 양의 면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츠케멘 소스에 잠깐 담갔다가 바로 후루룩 먹어보는데....
이제까지 먹어보지 못한 맛이다..!! 면도 너무나도 탄력이 있고 간이 잘되어 있으며, 소스는 딱 적당한 정도로 짭조름한 간이 되어 있다. 게다가 소스에 있는 곱창과 함께 먹으면 적당한 바삭함까지 더해져 환상의 맛이다...!!
백종원 님이 괜히 맛집이라고 하는 게 아니구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조용히 먹긴 했지만 나도 모르게 "우마이(맛있다)"라는 말이 나올 뻔했다....!!
곱창이 어떤 상태로 조리되어 있는지 궁금했는데 짧게 썰려진 곱창이 튀겨진 형태로 소스 안에 섞여 있었다.
누군가가 그랬던 것 같다.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고 ㅋㅋ 그런데 이곳의 곱창은 달랐다.
그냥 단순하게 튀긴 것이 아니라 양념을 먼저 하고 튀긴 느낌이다. 그래서 먹었을 때 느끼하지 않고 오히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났다. 추가로 주문한 곱창을 소스에 넣지 않고 그냥 먹어도 반찬으로써 괜찮을 정도이다. 다만, 전체적으로 요리가 기름진 편이기 때문에 직접 셀프로 덜어서 먹을 수 있는 숙주나물은 한국인에게 필수이다. 작은 그릇을 주지만 저 그릇에 정말 수북이 담아도 다 먹을 수 있을 만큼 중독성이 있는 맛이다.
아직 일어서지 마세요.
면을 다 먹었다고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면 안 된다. 이곳의 별미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츠케멘 주문 손님에 한해서 제공되는 것이긴 하지만 미니 죽을 만들어준다. 정확히는 숭늉 같은 밥을 츠케멘 소스에 적당량 넣은 다음에 전자레인지에 한번 돌려준다. 이미 라멘을 한참 먹은 뒤였지만,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를 놓치고 갈 수 없지! 비록 일본어는 잘 못하지만 "밥 주세요."라고 해봤더니 종업원분이 눈치껏 죽을 만들어주신다. (참고로 종업원분들은 무조건. 외국인이던 아니던 일본어만 사용하시기 때문에 영어를 할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ㅋㅋ)
막상 먹으면 간이 센 소스 때문에 짠맛이 날 줄 알았는데 숭늉의 물과 함께 합쳐져서 그런지 전혀 짜지 않다.
정확히는 츠케멘 소스의 소금맛보다 훨씬 적게 적당히 간이 된, 간장죽을 먹는 느낌이다. 일종의 후식 개념으로 주는 것이기 때문에 양은 많지 않지만 츠케멘 소스까지 싹싹 비울 수 있는 기발한 별미라고 생각한다.
가게 안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슬슬 바깥으로 나가려 자리를 정리하고 문을 여니 모든 종업원분들이 우렁차게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해서 머쓱했다..ㅋ
밖에 얼마나 더 대기줄이 있는지 알지 못했는데 바깥으로 나와보니 내가 대기를 시작했을 때 보다 훨씬 긴 줄이 생겨있었다. 아까 내가 대기할 때의 속도라면 맨 뒤에 있는 사람은 1시간 반 정도 대기해야 할 것 같은 길이였다...!! 그런데 대기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관광객이 아닌 퇴근길에 들리는 일본인들밖에 없었다. 정말 현지인에게도 맛집이었던 것이다.
일본 라면은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어딜 가나 비슷할 거란 편견을 깨준 라면 전문점이었다.
서쪽신주쿠에 위치한 이 음식은 비록 조금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음식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도쿄 방문 때, 또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는 맛집이다. 신주쿠를 갈 일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리스트에 넣어놓으시길 바란다.
라멘 다츠노야 츠케멘
ラーメン龍の家 新宿小滝橋通り店
- 주소:: 〒160-0023 Tokyo, Shinjuku City, Nishishinjuku, 7 chrome−4−5 冨士野ビル 1F
- 영업시간:: 오전 11:00~오후 10:00
- 전화번호:: +81363040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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