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0. 14:09ㆍThe Reviews/@ Books
포스팅을 통해 존 카밧진의 왜 마음 챙김 명상인가? 를 리뷰해 본다. 마음 챙김 명상 분야에서 유명한 작가는 수년간 하버드 대학의 스트레스 클리닉을 운영해 오면서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명상 관련 책을 출시했다. 지치거나 쉬어가고 싶을 때, 명상하는 법을 모르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파도를 멈출순 없어도 파도를 타는 법을 배울 순 있다.
우연히 알게 된 명상 관련 책
올 해는 정말 바쁜 시기를 보냈다. 일어나서부터 잠이 들 때까지 무언가에 계속 쫓기듯이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런 와중에 나의 모습을 본 지인이 나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었다. 한 번 읽어보라고,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나의 첫 반응은 "예? 명상이요?" 였다. 뭔가 인도 혹은 요가와 관련되었을 것만 같은 이미지의 단어 '명상'
정말로 나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그리고 별로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단어였다. 나에게 필요한 단어는 '즉각적' 그리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 같은 조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멍 때리기'와 같은 의미라고 생각한 주제의 책을 추천받았을 때는 '내가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읽고 나서의 감상은, 현대인에게 한번쯤은 필요한 '나를 위한' 책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삶이 허무해질 때,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해질때, 그리고 나 자신이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면 이 책을 추천해 본다.
단순히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마음 챙김 명상을 위하여...
1_ 저자에 관하여
존 카밧진(Jon Kabat-Zinn) 박사는 마음 챙김(mindfulness)과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의 창시자로, 현대 심리학 및 의학 분야에서 중요한 인물입니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분자 생물학을 전공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79년에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MBSR, 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을 개발했습니다.
카밧진 박사는 불교 명상과 요가의 원칙을 서구 의학에 접목하여, 만성 통증과 스트레스를 겪는 환자들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향상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MBSR은 지금까지 심리학, 신경과학, 의학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으로 자리 잡았으며, 전 세계적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는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으며, 그중 대표작으로는 “마음 챙김 명상: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새로운 길”(Full Catastrophe Living)과 “어디로 가든, 그곳에 당신이 있네”(Wherever You Go, There You Are) 등이 있습니다.
2_책의 내용에 관하여
1부. 꽃처럼 피어나는 현재 순간
마음 챙김이란 무엇인가?
단순하지만 쉽지 않은
멈춤
자 지금이다
당신의 순간들 포착하기
마음속으로 호흡하기
수행, 수행, 수행
수행은 리허설이 아니다
당신의 방식을 벗어나 수행할 필요는 없다
깨어 있기
복잡하게 만들지 않기
파도를 멈출 순 없어도 파도를 타는 법을 배울 순 있다
명상은 누구나 할 수 있는가?
무위를 찬양하며
무위의 역설
행위 속의 무위
무위를 행하기
인내
손에서 놓기
판단하지 않기
믿음
너그러움
강하지만 약할 수도 있어야 한다
자발적 단순함
정신 집중
비전
명상은 전인적 발달을 가능하게 해 준다
길로서의 수행
명상: 긍정적인 사고와 혼동하지 말라
내면으로 들어가기
2부. 수행의 핵심
앉아서 하는 명상
당신의 자리를 잡아라
품위
자세
두 손은 어떻게 하나?
명상에서 빠져나오기
얼마 동안 수행해야 하나?
정해진 길은 없다
‘내 길은 어디인가?’ 명상
산 명상
호수 명상
걸으면서 하는 명상
서서 하는 명상
누워서 하는 명상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바닥에 눕기
수행하지 않는 것도 수행이다
자애 명상
3부. 마음 챙김 정신으로
불가에 앉아서
조화
이른 아침
직접적인 접촉
달리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당신 자신의 권위
당신이 어디를 가든 거기에 당신이 있다
위층으로 올라가기
바비 맥퍼린의 노래를 들으며 스토브 청소하기
이 행성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유추의 산
상호연결
비폭력 - 아힘사
카르마
전체성과 유일성
개별성과 본질
이건 무엇인가?
자아 형성
분노
고양이 밥그릇 교훈
수행으로서의 육아
두 아이의 육아
길에 깔린 함정들
마음 챙김은 영적인 것인가?
3_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에 대하여
"서문"
나는 방금 길을 잃게 된다는 말을 했는데, 이는 잠시 우리 자신 과의 연결이 끊기고 또 우리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가능성과의 연결이 끊기게 된다는 의미이다. 그 결과 우리는 마치 로봇처럼 무미건조하게 보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
바쁘게 살다 보니 과거와 현재만을 생각하며 살게 되었었다. 그래서 분명 내가 살아있고 숨 쉬고 있는 '이 순간'에 존재하지 못하고 과거의 행동을 후회하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에 사로 잡혀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존재하지 못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문장이었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살고 성장하고 느끼고 변화하는 유일한 시간이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라는 두 괴물의 믿기 어려울 만큼 강력한 흡입력에 맞서기 위해 또 현재의 삶이 아닌 과거와 미래가 제공하는 꿈같은 세계에 맞서기 위해 더 많이 깨닫고 경계해야 한다.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요즘, 정말로 머릿속에는 과거와 미래라는 두 괴물의 전쟁터가 된 지 오래이다. 이 괴물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말로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1부" 꽃처럼 피어나는 현재순간
Why? 마음 챙김의 이유
마음 챙김이란 특정한 방식으로 주의를 집중한다는 뜻이다.
.....
개인적 판단을 개입시키지 않고 자의적으로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보통 어떤 사건을 떠올리게 되면, 혹은 어떤 일을 겪게 되면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내가 가진 생각의 틀 안에서 해석하곤 한다. 그리고 감정을 느끼면서 분노 혹은 슬픔,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때로는 이러한 판단들이 감정의 소용돌이를 만들어 마음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는데 저자는 얘기한다. "집중해! 해석하지 말고!"
아직 살아있어 바쁜 중에 '의도적으로 잠시 죽는' 순간들을 갖는다면 당신은 현재를 위해 잠시 자유로운 시간을 갖게 된다.
......
멈춤 덕에 움직임이 더 생생해지고 더 풍요로워지고 더 섬세해진다. 멈춤이 우리로 하여금 걱정하고 부적절하다고 느끼던 모든 것들을 보다 더 대국적으로 볼 수 있게 해 주고 우리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이다.
잠시 죽는 순간이라는 표현이 신선해 보였다. 그리고 이 멈추는 순간은, 마치 스포츠 경기에서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듯이 내가 가진 정보와 감정, 생각들을 정리하고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재정비 기회가 된다.
나는 마음 챙김을 간단히 의식 있는 삶을 사는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마음챙김을 수행하기 위해 불교를 믿거나 요가를 할 필요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과 다른 누군가가 되려 하지 말고 당신 자신이 되는 것이다.
보통 '마음 챙김'혹은 '수행'이라고 하면 불교를 떠올리기 쉽다. 그렇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종교 그 자체가 아니라 종교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의지, 삶의 방향성이 중요한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나는 어느새 '내가 아닌' 나로 살고 있을 때가 많이 있다. 특히 서비스업종에 일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그러하다.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사회 속에서, 그리고 세계에서 나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은 정말 중요한 요소이다.
명상 수행과정에서 어딘가에 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딘가에 도달하려는 노력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까지 책에서는 '이런 마음을 가져라' '저렇게 해보아라'라고 했으면서 갑자기 본문 중간에 '노력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더욱 무엇을 하려 할수록 놓치는 것이 많음을 지적하는 문장인 것 같아 느끼는 바가 많이 있었다.
"파도를 멈출 순 없어도 파도를 타는 법을 배울 순 있다."
- 우리 삶 속의 스트레스와 변화 역시 바람과 같아, 우리 마음속에 물결을 일으킨다.
- 우리가 어떻게 하든 결국 삶의 바람과 마음의 바람은 다시 불 것이다. 명상은 이런 사실을 알고 그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 다음 순간으로 이어지는 현재 순간의 순수하고 신선한 잠재력을 인지하면서, 아무것도 보태지 않은 현재 순간 그대로를 온전히 유지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 그대 속의 진흙이 가라앉아 물이 맑아질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수 있는가? 올바른 행동들이 저절로 일어날 때까지 꼼짝 않고 있을 수 있는가? - 노자 '도덕경'
정말 가슴을 울리는 멘트였다. 살아가면서 때로는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을 바꾸려 노력할 때가 많은데 괜히 스트레스만 받고 기분만 안 좋아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의도했던 바와 다르게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경우 같은 상황 말이다. 이런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내가 감정들을 느끼고 희로애락 하는 것을 멈출 순 없어도.. 살아감에 있어 끊임없이 생겨나는 감정 소용돌이를 막을 순 없어도, 그저 흐름에 따라 알아차리고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어찌 보면 약간의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지혜를 얻은 것 같았다.
"2부" 수행의 핵심
How? 어떻게? 에 관한 내용이다.
명상을 할 때 또 우리 자신에게 품위 있게 앉으라는 걸 상기시킬 때,
우리는 우리가 원래 갖고 있던 가치 있는 존재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자세에 관한 조언이다. 바른 자세에서부터 바른 생각이 나온다는 의미인 듯하다. 위풍당당한 생각을 가지려면 위풍당당한, 품위 있는 자세로 앉아야 생산적인 마음 챙김을 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내 길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여기에서의 의도는 ‘모른다’는 사실에 마음을 연 상태를 유지해, 당신 스스로
“나는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래서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당신 자신을
비난할 게 아니라 모른다는 사실을 다소 마음 편히 받아들이는 실험을
하자는데 있다.
철학적인 질문에는 항상 답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정답이라는 것이 없고, 나에게 '최선'인 답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때로는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책에서는 '답이 없는'상태도 하나의 결론이라는, 따라서 조급해할 필요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품고 있는 상처가 깊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은 쉽게 자애 명상에 다가가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엄마가 다치거나 겁에 질려 있는 아이를 조건 없는 사랑으로 품어주듯, 명상 수행 중에 잠시 실험 삼아 당신 자신을 알아차림 속에 받아들여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다면, 당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은 가질 수 없겠는가?
나부터, 남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데 정작 나 자신에게는 인색한 경우가 많다. 달리다가 넘어지면 '빨리 털고 일어나! 뭐 해!'라며 다그치기보다는 충분히 아파할 시간과 일어설 시간을 나 자신에게 주는 것은 어떨까?
"3부" 마음 챙김의 정신으로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아무리 애를 써도 당신 자신으로부터 달아날 수는 없다. 그리고 순전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면 대체 어떤 근거로 다른 어딘가로 가면 상황이 달라지거나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단 말인가? 문제들이 대게 보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당신의 패턴들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조만간 똑같은 문제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환경을 바꾸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사실 직장을 옮기거나 여행을 가거나 하며 나의 상황을 바꾸더라도 새로운 마음가짐이 꾸준하게 오래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중간중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처음 마음먹었던 방향성에서 벗어나지 않았는지 점검할 수 있는 것이다.
계속 앞만 보고 달리는 그대에게...
이 책은 항상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하나의 울림을 선사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계속되는 과제 혹은 인생사의 문제, 그리고 해야 할 일들을 끊임없이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잃어버리고 숨을 쉬고 있는 '현재'에 온전히 존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끊임없이 폰의 화면에 집중하느라 먹는 것의 즐거움을 잊은 지 오래이고 마음에 드는 음악소리에 넋이 나가 내 주변에서 나는 소리 하나하나의 소중함에 대해 잊어버린 지 오래이다. 이 책은 마치, 끊임없이 앞으로만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당신은 지금 이 순간, 살아있습니까?'라고 물음을 던지는 것 같다.
물론!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분명 좋은 점은 알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좋은지, 실제로 증명된 자료가 있는지 전혀 제시가 되어 있지 않다. 과학자 출신의 저자임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자료는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나마 효과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도 저자 자신이 운영하는 스트레스 클리닉의 환자들이 엄청나게 큰 효과를 봤다는 주관적인 경험담뿐이다. '마음 챙김'을 주제로 한 논문이 많이 나와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자료들을 첨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이 책의 초판이 나온 1994년은 연구가 적었을 수도 있다.)
두 번째로 아쉬웠던 점은 구체적인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그냥 좋다 좋다고만 하고 왜 좋은지만 설명하면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아 명상이나 마음 챙김과 같이 실제 실천이 필요한 행위에 대해 이해하기 힘든 경향이 있고 무엇보다 책이 재미가 없다. 그래서 이 책도 '음.. 그렇군..!! 맞아 맞아'라고 생각하는 책이긴 하지만 재미는 많이 떨어지는 책이다.
빠름에 익숙해져 나 자신을 돌아보는 방법을 잊어버린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해 본다.
아래 글도 같이 보면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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