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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후쿠오카! 가벼운 동네산책 1편 (아타고 신사, 오호리공원, 캐널시티)

2022. 6. 30. 18:25The Journey/Somewhere in Japan

 

※ 본 포스팅은, 2019년 여행기를 복기한 내용으로써 지금은 여행방법/ 항공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는 것과 같다. - 아우구스티누스


 

행이란 것은 언제나 사람을 설레게 만든다.

항상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삶에 있어, 여행이란 것은 경험하지 못한 새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낯설음"이라는 선물을 여행자에게 전달해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반복하나보다. 돈을 모아 여행하고, 평소에 먹어보지 못한 음식도 도전해보며 일반적이라면 하지 않았을 가지 않았을 곳들도 한번 씩 도전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된다. 

 

 

후쿠오카는 제주에 살고 있는 나에게는 좀 가기 까다로운 장소이긴 했다. 보통 오사카 그리고 도쿄는 직항이 있는 반면에 후쿠오카는 직항이 없기때문이다. 그래서 인천공항을 통해 가거나 그나마 가까운 부산의 김해공항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곳...!! 그렇지만 한번쯤은 가볼 수 있는 곳은 다 가보고 싶었기에 일정을 잡아 방문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제주->김해-> 후쿠오카  로 향하는 항공편은 거의 딜레이 없이 연속적으로 탑승할수 있었는데, 김해공항이 좋은점은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이 걸어서 5-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후쿠오카행 비행기에 오르고, 잠시 후 기내방송이 나오는데....

"승객 여러분 약 30분 후,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하겠습니다." 

응...? 잘못들었나? 분명 일본을 넘어가는데 탑승 시간이 30분이라고?!

그렇다... 부산-후쿠오카 구간은 사실 배로도 갈수 있을만큼 엄청 가까운 거리였던 것이다. 매번 서울-제주를 왕복한 나로써는 비행기는 타면 기본 1시간이라는 관념이 박혀 있었는데 해외로 가는 비행기가 30분밖에 안걸릴 줄이야....신선한 충격...!

7월의 후쿠오카는 여름답게 매우 더웠다. 햇빛은 쨍쨍했고, 해안가가 근처에 있어서 그런지 도쿄나 오사카에 비해서 훨씬 습한 기운이 많이 들었는데 여름의 열기가 제주에서의 느낌과 비슷했다. 높은 습도와 뜨거운 바람.. 그렇다.. 땀이 매우 많이 나는 날씨다.

 

후쿠오카 여행에 관해 찾아보면서 제일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소박하게 동네 산책하는 느낌으로 돌아볼 수 있는 분위기로 테마를 잡았다. 그래서 굳이 스케줄을 많이 빡빡하게 잡지도 않았고, 맛집들도 남들 다 가는 맛집이 아니라 정말 현지인들이 자주 방문하는 가게를 방문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여행의 첫 일정도 유명 관광지가 아닌 후쿠오카 시내를 모두 볼 수 있는 "아타고 신사" 그리고 신사가 위치한 언덕길이었다. 물론, 여름이라 엄청난 더위를 신경써야 했지만 그래도 산책하는 느낌으로 올라보고 싶은 기분이었다.

 

버스를 타고 내려서 걸어가는 길, 옆으로 보이는 풍경에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었다. 강가를 따라 이어지는 후쿠오카 시내의 풍경 그리고 선선한 바람은 마치 나에게 환영인사를 건네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보통 일본으로 여행하면 한국인을 꼭 마주치기 마련인데 이 곳은 정말로 일본사람들, 그 중에 동네 주민만 다니는 길 같아서 더더욱 일본스러운 여행이였다고 생각한다.

멋진 날씨,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후쿠오카 타워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은 정말로, 시골길을 걷고 있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한산했고 뭔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산책을 할 거 같은 느낌의 오래된 가옥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중간중간 사진을 아무렇게나 찍어도 정겹게 나올 정도로 소박하고 정이 넘칠 듯한 느낌의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이제서야 실감이 났다. 이 곳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구나, 그리고 나는 정말 동네 주민처럼 산책을 하고 있구나...하고.(물론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영락없는 관광객이긴 했겠지만 말이다.)

 

 

 

 

 

 

 

이제 시작이다...!! 이 언덕을 올라가야한다..!! 각오는 되어 있었지만 막상 수많은 계단들을 보니  그동안 게을리 했던 하체운동이 생각났다. 이거 한번 올라가면 다음날 종아리 엄청 땡기는 것 아니야?! 라는 생각과 함께, 크게 심호흡을 두번 정도 하고 아자! 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타고신사를 올라가는 길, 길가에 있는 모찌 + 찻집을 방문해본다. 이름은 이와이야(岩井屋) 

스미마셍~ 하고 들어가서 메뉴를 보는데 역시나 모~~두 일본어... 다행인 것은 그나마 사진들이 들어가 있는 메뉴라서 만국공통어! 바디랭귀지와 함께 "코레~ 코레~  쿠다사이~" 하고 주문을 완료했다. 주문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주변 직장인들 그리고 한산한 오후를 보내고 싶어하는 동네주민들만 있다. 젊은 사람이나 사진을 마구 찍는 사람들이 없는걸 보아선 동네 주민들을 위한 가게가 맞다고 생각이 들었다!

가게 내부. 다다미 방을 연상시키는 한적함

 

 

주문해서 나온 모찌와 말차.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뜨거운 것으로 주문

 

 

 

 

떡 하나에도 정성이 들어가 있는 것이 보여진다.

 

잠시 더위를 식히면서 조용히 주변에서 무슨 이야기들을 하는지 들어본다. 당연한 얘기지만 1도 못알아듣는다. 그렇지만 내가 낯선 곳에 와 있고 잠시의 여유로움을 느낄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좋았다. 이런 게 바로 평화로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창 밖의 나뭇잎들이 살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그 살랑이는 잎사귀들 사이로 햇살이 가게 안으로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 누구도 보채지 않고, 스케줄에 쫓기지 않는... 도심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여유로움이다. 

 

잠시의 여유로움을 즐기다가, 다시 언덕을 향해 올라가본다. 그리고 마주한 후쿠오카 시내의 전경, 그리고 후덥지근 했지만 내 몸과 얼굴에 닿는 바람의 느낌은 너무나도 좋았다.

 

 

언덕 위에 있는 나무 의자에 앉아 앞을 바라본다. 제주에는 이런 풍경을 느껴볼수가 없다. 오름이 있는 곳이면 주변이 죄다 밭이고 풀이기 때문에 가볍게 오를 수 있는 도심풍경의 언덕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런 풍경이 더더욱 소중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날씨가 좋아서 비둘기 무리도 산책을 나왔나보다. 사람이 익숙한 듯, 가까이 가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햇빛 아래에서 이리저리 움직인다.

 

 

 

 

 

 

 

 

 

 

신사를 보고 언덕을 내려와보니 계단 옆, 고양이가 낮잠을 자고 있다. 그런데 포즈가 아주 희한하다. 너무나도 편해서일까 저 자세가 아니면 더위가 가시지 않아서일까... 그냥 지나치려다가 특이한 포즈의 고양이 덕에 웃음이 풋! 하고 났다. 안녕 냥이야?

 

여어~ 왔어?

 

 

아 몰랑! 만쉐이!

 

아...거...아저씨... 남 잠자는 모습 왜찍어요~?

 

후쿠오카 시내, 그리고 숙소를 향해 쭈욱 걸어본다. 그리고 중간에 만난 오호리 공원, 하늘엔 구름이 많았지만 노을의 빛을 막진 못했다. 구름 사이로 퍼져 나오는 노란색의 햇빛, 그리고 그 햇빛을 거울처럼 담아내는 호수의 반영.. 살아있는 그림을 보고 있는 거 같은 착각이 들었던 순간이다. 조용히 걸어보며 계속 사진으로 어떻게 담으면 멋지게 나올까를 고민하며 걷다가 찍고, 걷다가 찍고.. 여러장의 사진을 남긴 것 같다.

 

 

 

 

 

후쿠오카 시내를 향해 계속 걸어본다ㅣ 캐널시티라는 쇼핑몰을 향해서... 

이곳, 후쿠오카는 이때 마츠리..그러니까 축제기간이었다.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博多祇園山笠)라는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었는데, 그 축제를 기념하기 위해서인지 시내 곳곳에는 엄청나게 큰 기마들이 화려한 장식과 함께 전시가 되어 있었고 시내를 걷는 사람들의 얼굴엔 웃음기가 가득해보였다. 일본에는 이런 축제들이 많이 보여서 좋은거 같다. 오래된 전통 축제가 꾸준히 이어져오는것, 그리고 그 축제가 단순히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만들어지고 조직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흥겨워지기 위해서 즐기면서 진행하는 축제...! 지역적 특색이 보이는 축제들이 한국에서도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캐널시티라는 곳, 특이하게 가운데 분수를 기준으로 원형기둥 형식의 구조가 독특한 쇼핑몰이었다. 이 곳에서도 역시나 마츠리를 기념해서 분수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조형물이 전시가 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아이쇼핑을 하다가 어느 라멘집을 들어가서 소금 라면을 주문해보았는데 짜기만 하진 않은 나름 먹을만한 맛이었다. 시오..그러니까 소금이라곤 표현했지만 소금이라기보단 간장을 많이 넣어서 짠 맛이 강했다.

그렇게 후쿠오카에서의 첫째날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역시 하루의 마무리는 맥주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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