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14. 17:06ㆍThe Journey/in Korea
포항에는 작은 일본이 존재한다. 비록 아픈 역사의 일부인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실제 거주한 거리, 골목을 관광자원화 한 것이긴 하지만 국내여행을 하다가 갑자기 일본으로 온 기분이 들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날이 좋다면 더더욱 방문하기 좋은 이곳을 오늘 소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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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속의 작은 일본거리를 만나다
포항은 호미곶으로 유명한, 한국의 동남쪽끝에 위치한 도시이다. 매년 새해 일출을 보러 수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며 꽁치를 내장을 제거한 채 바다 바람에 말려서 수분이 날아가게 만든 과메기도 대표적으로 유명한 식품이자, 포항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할 일본인가옥거리가 이곳, 포항에 위치한다.
주소::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971-1
일본인들이 구룡포에 입성한 것은 100여년 전쯤으로 알려진다. 가가와현(香川縣)의 고깃배들이 물고기 떼를 좇아 이곳까지 오게 된 것. 이후 많은 일본의 어부들이 구룡포로 이주했다. 1932년에는 그 수가 300 가구에 달했다니 상당한 규모였음을 알 수 있다. 구룡포 근대역사관의 자료에 따르면 가가와현의 어부들이 처음 한반도 해역에 나타난 것은 1880년~1884년 경으로 알려진다. 당시 가가와현의 세토내해는 어장이 좁아 어부들의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힘없는 어부들은 더 넓은 어장을 찾아 먼 바다로 나섰고 풍부한 어족자원을 품은 한반도에 정착하게 되었다.
47개의 일본식 목조 건물이 남아있어 2010년 포항시에서는 역사를 기억하는 산 교육장을 만들고자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를 조성하였다. 당시 요리점으로 사용되었던 후루사또야 일본가옥은 내부 형태 그대로 보존되어 현재 찻집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일본의 다양한 차와 유카타 체험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당시 일본인들이 공부하던 심상소학교와 1900년대 당시 형대로 제작한 모형 우체통 등이 있다. 일제강점기 구룡포로 이주해 온 하시모토 겐기치의 집을 개조하여 만든 구룡포근대박물관에서는 당시 일본식 건물과 생활상을 볼 수 있다.
비록, 한국에겐 아픈역사이지만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지 않더라도 일본가옥들이 모여있는 거리를 볼 수 있고, 잠시나마 1900년도 초 일본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기도 하다. 길이는 그렇게 길지 않다. 대략 500m 남짓한 거리가 남아 있어 간단하게 산책을 할 수 있는 정도이다. 여느 거리가 그렇듯이, 상점들과 카페들이 중간중간 위치해 있는데 이번 포스트에서는 일본식 다다미 방을 테마로 한 에그타르트 맛집을 소개해본다.
가옥거리, 일본 전통 집 내부를 재현하다.
가옥거리를 입구에서 들어가면 입구가 보이고 정면으로 높은 언덕을 올라갈 수 있는 수많은 계단이 눈앞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계단을 올라가기 바로 전, 오른쪽에 위치한 카페가 오늘 소개할 카페, "구룡가옥"이다.
일본의 목조건물답게 입구가 그렇게 높지 않고 카페 안은 뭔가 아담하다. 그렇지만, 1층은 완전한 전통식이라기 보다는 최신식 카페가 결합되어 있는 형태라서 세련됨이 돋보인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2층이라고 생각한다. 창 밖의 햇빛이 따스하게 내려오는 다다미형태의 방이 넓게 펼쳐지고, 깨끗한 내부가 손님들을 맞이한다. 물론, 이 카페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에그타르트와 함께라면 금상첨화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에그타르트와 동백꽃커피를 주문해 본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창 밖으로 바라보는 햇살을 보면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기분이다. 물론, 일본가옥거리답게 엄청나게 좁은 골목이기 때문에 위를 바라본다기보다는 아래를 바라봐야 하지만 말이다.
동백이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이제는 너무나도 유명해져버린 사실. 2019년도에 방영된 "동백꽃필 무렵" 드라마의 촬영배경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곳에 위치한 높은 계단이 바로 메인 포스터의 촬영지 중앙계단이다.
비록 넓거나 아주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둘러보는데 얼마 시간이 걸리진 않지만 포항의 넓은 바다의 항구 앞에 펼쳐진 이 거리를 걷고 있으면 잠시나마 일본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이동한 것 같다. 조금 힘이 들긴 하지만 중앙 계단을 끝까지 올라가서 계단에 앉아 명상을 하는 것도 또 다른 매력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거리를 천천히 걷다 보면 구룡포근대역사관이 나오게 되는데, 서론에서도 쓰여 있듯이 일본인이 실제로 쓰던 집을 그대로 보존해 놓았기 때문에 집 내부는 모두 나무로 이루어져 있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엄청 좁은 것을 보면 일부러 확장 공사를 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복원해 놓은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포항에서 독특한 경험을 원한다면...
포항여행이라고 하면 항상 나오는 장소들이 있는데, 포항만의 특징을 보여주는 곳은 막상 찾아보면 별로 없다. 그렇지만 이곳은 포항이, 비록 일제강점기 때이긴 하지만 무역의 통로가 되어 많은 교역이 있다는 도시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그래서 가족여행으로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이곳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려주면서 걷는다면 좋은 교육이 되지 않을까?
포항 속의 일본,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를 추천해 본다.
starwis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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