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단풍과 대한제국의 마지막, 덕수궁/석조전

2023. 12. 1. 16:01The Journey/in Korea

덕수궁과 석조전은 마지막 대한제국의 흔적이 남아있는 중요한 유적지로써 대한민국 사적 124호로 등록되어 있다. 특히, 석조전의 경우에는 5년에 걸친 복원 작업 끝에 최근에서야 대중에게 개방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가고 있는 유적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조선 혹은 대한제국의 독특함과 서양식 신문물의 조화로움이 특징이다.

 

대문
출처:: 문화재청 덕수궁 공식 홈페이지

 


 

Contents

     


    **모든 사진은 클릭 시 큰 크기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역사의 흔적을 찾아서, 그리고 우연히

     울을 방문할 일이 생겼다. 그리고, 서울에서 단풍이 멋지게 든 곳들을 찾아서 자료 조사를 하고 있었다. 자료 조사 중 나온 장소 중에 하나가 바로 오늘 소개할 덕수궁이다. 서울에 친척이 있어 명절이 되면 때마다 서울을 방문해 왔지만, 그 많은 여행 중에 덕수궁은 방문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옛 조선의 흔적인 경복궁과 창덕궁은 방문한 적이 있지만 덕수궁은 자주 언급되지 않는 곳이어서인지 처음 방문하게 되었던 것 같다. 방문했던 때인 11월 중순은 아직 남쪽 섬 제주에는 은행잎이 물들지 않고 초록빛을 띠었기에 더 북쪽지방인 서울은 왠지 더 은행잎이 멋질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기도 했었다.

     

    아주 운이 좋았다. 검색을 해보니 대한재국의 마지막 흔적이 남아있는 "석조전"이라는 곳이 비교적 최근(2014년) 대중에게 개방되었다는 사실이다. 다만, 자유관람은 아니고 한정된 인원에 한해서 사전 예약을 받고 약 50분의 해설 투어를 한다는 조건 하에 볼 수 있었는데, 방문하려고 한 날짜가 2일 뒤였는데 운이 좋게도 2:30분이 딱 1자리가 남아 있었다. 이런걸 행운이라고 하는 것 같다. 아니면, 석조전을 방문해야 하는 운명이었던 것일까?

     

    석조전 투어 예약 링크는 아래와 같다.

    https://www.deoksugung.go.kr/c/schedule/info/SB

     

    문화재청 덕수궁

     

    www.deoksugung.go.kr

     

     

     

     

     덕수궁에 대하여..


     

     덕수궁은 조선시대의 궁궐로써 원래 왕가의 별궁이였던 정릉동행궁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그리고 광해군 때 정식 궁궐로 승격하여 이름이 "경운궁"으로 바뀌었고 대한제국 때에는 황궁으로 쓰이기도 했다. 덕수궁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1907년 순종의 즉위 이후였다. 1910년 덕수궁 내에 서양식의 전각인, 석조전이 완성되었고 1933년에는 덕수궁미술관으로 개관하여 일본의 근대미술품을 전시하기도 했었다. 

     

    석조전에 대하여...


     

     고종은 대한제국을 세운 뒤,세계적은 흐름에 따라 본인과 신하들의 관복을 서양식으로 바꾸었으나 공식적인 중요 행사 시에는 전통 관복을 입어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전통을 지켰다. 석조전은 3층짜리 건물로, 건물 앞에는 서양식 정원을 꾸미고 분수대를 만들어 놓았으며 영국인이 설계를 해서 건축했기 때문에 유럽의 궁전의 모습을 닮아있다. 내부 설계는 2년이 걸렸다고 하며 내부 장식과 가구 등은 영국의 메이플 회사가 맡았다고 한다. 비록 경술국치로 인해 황궁으로 쓸 수는 없었으나 귀빈 접대 및 만찬을 행하는 정도로 사용했다고 한다. 광복 이후에는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지을 미소공동위원회가 열리기도 했었다.

    6.25 전쟁으로 인해 대부분이 파손되었으나 4년의 복구 후에는 박물관과 미술관, 전시관 등으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평화, 그리고 그리움을 찾아

     서울 시청역으로 내려 조금만 걸어가니 덕수궁이 나온다. 
    그런데, 마침 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어서인지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왕궁수문장교대식"이라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일명 문지기 교체 행사) 석조전 투어 예약에 이은 행운의 연속이였다고 생각한다.

     

    왕궁수문장교대식
    왕궁수문장교대식. 실제로는 30분가량 진행된다고 한다.

     

    지방에서 올라와 처음 보거나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이 이미 경계선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었고 대부분은 폰을 들어 촬영을 하고 있었다. 수문장 교대식은 이미 많은 궁궐들에서 본 적이 있어서 간단히 사진만 찍고 바로 덕수궁으로 들어갔다. 무인 발권도 가능했는데 입장료는 1000원이었다. 한복을 입고 입장 시에는 관람료가 면제되니 기분을 내고 싶은 분들은 한복을 대여해서 관람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한복대여료가 훨씬 비싼 건 함정...)

     

     

    궁궐 안쪽은 생각보다는 물이 덜 든 나무들이 보였다. 날씨는 쌀쌀했음에도 단풍잎들의 물이 아직은 완벽하게 들지 않은 느낌이었다. 아마, 이상기온 현상 때문이었던 것 같다. 전국적으로 따듯한 날씨가 유지되면서 기온이 꾸준히 낮아야 빨갛게 변하는 잎들이 제 색을 내지 못하고 떨어진다고 한다. 이곳도 그랬다. 분명 색을 낼 시기였음 애도 아직 선명한 색을 내지 못한 잎들이 땅에 떨어져 있었다.

     

     

    덕수궁은 분명히 다른 궁궐들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규모가 아주 크지도 않으면서 산책하기에 적당한 크기의 유적이라고 할까나... 간간히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을 보고 있으니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적당히 쌀쌀한 날씨였지만 햇살은 따듯했고 감성은 충만했다.

     

    덕수궁의 궁궐들
    덕수궁의 궁궐들의 모습이다. 한 때는 조선의 왕들이 살았던 공간이다.

     

    비록, 단풍은 예상했던 만큼은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가을의 정겨움, 그리고 따스함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늘에서 내리쬐는 태양의 따듯한 기운을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나왔고, 그들이 느끼고 있는 행복감을 조금이나마 사진 속에 담아낼 수 있었다.

     

    가을의 한가로움을 덕수궁에서
    덕수궁의 가을을 사진으로 담아내다.

     

     

    조선과 대한민국 그 어딘가...

    석조전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돌로 건축된 건물이다. 수많은 세월 동안 다양한 용도로 계속 바뀌어서 사용되었지만 2014년부터 현재까지는 원래의 목적 그대로를 살려 대한제국의 마지막을 기념하고 보존하고 있었다.
     아무때나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한정된 인원이 한정된 해설 시간에 맞춰 입장할 수 있다. 다만, 예약시간 5분 전부터 개방한다고 하니 약 5분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진다고 할 수 있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메인 홀을 보니 한국의 전통성보다는 확실히 중세 유럽의 메인홀을 보는 듯한 웅장함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해설을 들으면서 여전히 기억하는 부분은, 5년 동안 복원작업을 진행하면서 최대한 원래의 모습을 복원시키려고 노력했으나 (실제로 남아있는 사진들에서 과학적으로 측량기법을 동원하여 탁자와 테이블 의자의 정확한 크기를 추측해 내었다고 한다.) 실제 사용하던 것을 다시 복구시켜놓은 것도 있고 내부 설계를 맡았던 영국의 회사에 의뢰하여 다시 만들어서 수입한 가구, 그리고 그래도 없었던 것들은 추측하여 만들어 놓은 것도 있다고 하셨었다. 각 방마다 안내판이 있었는데,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부분은 원래 사용하던 물건들이라고 한다.

     

    석조전 내부
    응접실 모습이다.
    창밖으로 바라본 모습
    창문을 통해 바라본 관람객들

     

    딱 하나 아쉬웠던 점은, 해설사의 설명에 따라서 바로바로 이동해야한다는 점이다. 해설이 끝나고 방 안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고 해설사가 이동하고 있을 때 잠깐 남아서 방 안을 촬영하거나 감상하려 해도 뒤쪽에 따라오시는 직원 분께서 바로바로 이동해야 한다고 재촉하신다. 

     

    오얏꽃 모양의 전등
    대한제국 황실 문장인 오얏꽃 모양의 전등이다.

     

     

    석조전 내부
    중앙 회의실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황제침실
    황제의 침실

     

     

     

    최대한 궁궐로 사용했을 때의 모습을 복원하려 했기 때문에 내부는 대부분 나무로 이루어져 있었다. 전등의 모양도 입구쪽에서의 자두 꽃 모양이었지만 안쪽의 전등의 모양은 달라져 있었다. 
    왜 한시간 투어의 인원제한(15명)을 두는지 이해가 되었다. 방들이 큰 방들도 있지만 작은방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관람이동 동선이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에는 제한이 있는 셈이었다. 

     

    석조전 내부
    석조전 내부

     

    야외 테라스는 겨울철(11월~2월)이 되면 개방하지 않는다고 안내되어 있지만 다행히 날씨가 따듯해서인지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서 바깥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 밖에서 바라본 석조전과 안에서 바라본 덕수궁 내부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테라스에서 바라본 풍경

     

     

    석조전의 만찬(공식 외교 식사자리) 장소를 안내받았는데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생각보다 매우 화려했고 말끔하게 정돈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대한제국 시절의 외교 사절단이 금방이라도 입장할 것 같은 생동감 있는 모습이었는데 이곳 또한 체류시간이 짧았기 때문이 아쉬움을 남기고 투어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며 돈덕전이라는 곳을 들려보았는데, 대한제국의 의미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전시물들을 관람할 수 있었고 2층으로 올라가니 여행에 지친 몸을 잠시 쉬게 할 수 있는 공간들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 공간 또한 놓치지 말고 관람하면 좋을 듯하다.

     

    돈덕전
    돈덕전 내부

     

     

    처음 방문해 보았지만 서울에 남아 있는 다른 궁궐들과는 다르게 수많은 별관, 그리고 별관 안을 박물관으로 꾸며놓은 곳들이 있다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1~2시간만 보고 끝날 것 같았던 덕수궁은 제대로 박물관을 꼼꼼히 관람하고 해설까지 듣는다면 4시간 정도도 체류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히 시각적으로 풍성한 것이 아니라 지식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다. 단순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과거의 흔적을 위한 공간이 아닌, 과거의 뼈아픈 기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현재 그리고 나아가 교훈으로부터 배울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바람직한 한국의 모습을 제시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학생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는 공간이라 생각한다.

    비록, 생각했던 단풍의 모습은 아니였지만 다른 의미로 감성과 지식을 채울 수 있는 경험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추천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석조전 투어는 꼭 추천한다는 말로 글을 마쳐본다. 

     

    덕수궁 돌담길
    덕수궁 돌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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