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7. 12:01ㆍThe Journey/in Korea
요즘엔 다닐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다.
정확히는 국내여행만 다니고 있다.
그 중에 나름 친근하고 자주 방문했던 곳이 부산이다.
그런데, 부산도 나름 넓은지라 안가본 곳들이 좀 있다.
부산사람들도 잘 안간다는 곳도 가보기도 한다.
비행기 예매는 몇 일 전에 했지만, 날씨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확히는 하루나 이틀 전에 봐야 나름 맞는다. 이번 여행에서 분명
내가 도착할 때 쯤이면 날이 개어서 맑아진다고 예보가 되어 있었고
이튿날은 날이 안좋고 비가 올수도 있다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1일차에 많이 돌아다니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기상청 예보가 틀렸다.
이 날씨가 어찌!! 구름 조금의 날씨란 말인가...!!
햇빛의 ㅎ 자도 안보이는 날씨인데... 아아아...;;
내가 계획했던 여정들과 내가 생각했던 사진들을
못 찍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왜 하필 예보가 틀려서.....
초등학생도 아닌데, 여행을 간다고 생각하니 뭔가 설레였는지
전 날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주 늦게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들어서인지,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고 있자니 너무 졸리다.
그렇다고 자면 내가 내려야 할 곳을 놓칠 수 있는 상황...
그래서! 스마트폰을 쓰는 지식인 답게 다음지도를 키고
승하차 알람을 켜놓는다. 이어폰을 꼽고 있으면 알아서
내릴 때가 되면 " 띵동! 1정거장 전입니다. 다음 정류장에서
하차하세요!" 하는 소리가 들린다. 대략 40분 정도 이동하니
띵동 알람이 울리고... 내리니 골목길을 내려가서 송도해수욕장에
다다른다. 넓은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지고 그 위로 케이블카가
지나간다. 근데 날은 여전히 별로다... 속으로 기상청 예보관을
원망한다.
조금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으니, 구름 사이도 햇빛이 보일락말락
고개를 빼꼼 들었다가 숨었다가...를 반복한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근데 가만히 있기엔 심심하고, 해수욕장 옆에 있는 해상다리를 걸어
보기로 한다. 다리 위를 걷고 있자니 뭔가 아찔하다. 다리 한가운데가
철망으로 뚫려있어서 아래가 다 보인다. 내 다리 밑에는 파도나 넘실
대고 있었고, 뭔가 엄청나게 높아보이는 느낌이 들어서 아찔하기도
했다. 나름 관광지라고 만들어 놓은거 같은데 지나다닌 사람들은
부산에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 부산 사투리만 들렸으니
말이다.
살짝 살짝...
구름 사이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인다. 이제 곧 날이 갤 것 같기는 한데...
아직은 햇빛의 사인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서
케이블카 티케팅을 먼저 하려고 탈 수 있는 건물로 들어간다. 1층에서
예매한 티켓을 출력하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보니 2층에 보인
문구... "수제맥주" 좋지... 낮에 마시는 맥주...남들이 즐기지 못하는
즐거움을 나 홀로 즐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낭만적인가!
사장님께 주문을 하니, 간단한 견과류 안주도 챙겨주신다고 한다.
크으....역시 부산은 인심이 좋다. 나중에 나온거 보니 조금이 아니라
배부를 만큼 종이컵 가득 담아주셨다. 맥주의 맛도 기가 막힌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창 밖을 바라본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여유다. 아직은 마음이 두근두근해서 몸만 릴렉스
했지만, 맥주를 한모금씩 하면서 마음의 속도도 천천히 늦춰본다.
취기가 살짝 도니, 세상이 좋아보인다. 역시 술의 힘이란..대단하다.
케이블카에 탑승을 했는데, 평일이라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6인이 타는
케이블카에 나 홀로 탑승! 전세냈다. 팔다리 쭈욱 뻗고 내 눈앞에 펼쳐진
송도해수욕장의 풍경을 감상한다. 케이블카 안에는 소리는 작지만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어서 나름 분위기 내면서 탑승할 수
있었다. 크으...!! 홀로 여행하는게 때론 이래서 즐겁다. 내 맘대로,
상대방 신경 안쓰고 일정을 늘렸다가 줄였다가 할 수 있으니까..!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보니 기념품 샵 같은 곳과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지하에는 송도 케이블카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조금 보다가, 옥상에 올라가니 또다른 전망대가 펼쳐져 있었다.
그림자가 살짝 질 만큼 햇빛이 보이긴 했지만 맑아지진 않았지만, 나름 선탠
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건물 옆에는 가족끼리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보이기도
했다. 나름 부산시민을 위한 공간이기도 한 셈이다.
조금은 배고파졌다. 그래서 핫도그를 하나 사먹는다.
먹고 있으니, 주변에 고양이들이 눈독들이고 있다. 안 줘....안준다고!
내꺼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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