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 떠나보냄...그리고 만남

2021. 1. 24. 10:29The Photograph/Photo&Essay...

 나는, 가끔 일몰을 보기 위해 2시간을 넘어가며 운전하면서 서쪽으로 열심히 이동하기도 한다.

그리고 붉어진 태양과 그 빛에 물들여진 갈대와 돌에서 반사되는 붉고 따듯한 빛물결을 보고 있자면 마음 속까지 따듯해지는 기분이 들어간다. 우리는 항상 "맺음"을 힘들어한다. 헤어짐... 죽음.. 멀어짐... 시한부진단... 이별과 체념....다양한 경험이 있지만, 모든 경험들이 본질적으로는 나에게서 멀어져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엔 멍하다. 그리고 원망한다. 왜 떠냐가냐고, 이제 내가 지겨워졌냐고...

그럴꺼면 멀리 꺼져버리라고...

상실, 내 손에 있었다고 생각했던 그 무언가가 마치 손에 움켜쥐고 있었던 모래 알들이 손가락 사이사이로 스르륵 빠져나가 듯이,마치, 언제 줄어들어든지 모르겠는, 입 속의 사탕이 없어지듯이... 평생 내 옆에 서 있을 것 같은 그가 어느 순간 내 옆에 없음을   깨달아가듯이...

왜 잃어간다는 것은, 마음아픈 것일까?

 

 

따갑고 노오랗던 햇빛이 지평선 근처로 여행하고 있는 태양빛이 점점 불게 물들어 가고 푸근한 느낌을 느껴가는 그 때 쯔음.... 나는 그에 대해 무언가 살짝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다. 답은 자연에 있었다. 그 아무리 내가 오라고 그래도 오지 않고, 빨리 가버리라고 해도 가버리지 않듯이 자연은 자기의 속도대로, 원하는 대로 묵묵히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길 반복할 뿐이다.

 

 

 사람이 사는 방식도 이와 같지 않을까? 내가 가진...내가 움켜쥐고 있었던 그 무엇을.... 내 손의 힘을 조금만 풀어서 흘러가게 만들어준다면, 조금은 놓아준다면 다시 생겨날 일이 있지 않을까? 언젠가는 새로운 것을 쥐고 있거나 아니면 더 좋은 그 무언가가 내게 들려있지 안을까?

 오늘 바라보는 이 붉은 태양은 시간이 되면 언젠가는 사라지고 어두컴컴한 하늘 위에 별들과 함께 내 눈 안에서 반짝일 것이다. 그리고 내일 다시 올 것임을 약속하며 보내줘야한다. 물론, 때로는 비가, 때로는 눈이.... 그리고 때로는 구름이 헤어짐과 만남을 방해할찌라도 만남과 헤어짐은 항상.... 마음 속에.. 그리고 구름 저 위쪽에서 나타났다가, 없어질 뿐이다.

 

 

그러니, 너무 기뻐하거나 아파할 필요가 없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리고 이 또한 점차 아물어서 무뎌지리라... 삶의 열정을 가끔은 살짝 풀어헤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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