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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관한 고찰

2021. 2. 21. 16:16The Photograph/Photo&Essay...

길이란 건, 직선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구불구불하거나 중간에 끊어지거나 다시 이어지거나 교차로가 있거나 좁아지거나 넓어지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걸음씩 걷다보니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내가 이 길로 가야지! 했던 길은 도저히 내가 지나기 어려운 길이거나 힘든

길인 경우도 있었고, 내가 정말 이 길이 내 길이야! 라고 생각했던 직선도 알고 보니 나의 것이 아니였던 경우가 있었던 거죠.

매번 그랬습니다. 나는 분명 옳다고 알려진 길을 걸어왔을 뿐인데 항상 내 앞에 놓인 것은 일방통행의 길이 아닌 갈림길의

연속이였습니다. 프로스트의 시에서도 걸어가야할 길에 대한 고찰이 나옵니다. 길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보여줍니다.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 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서리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보리라! 생각했지요.
인생 길이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만약 영화 "어바웃 타임"의 주인공처럼 똑같은 하루를 두 번 살아본다면 최대한 후회가 적은 선택을 하겠지만, 나는 내 인생을 처음 

살아보기에, 펼쳐진 모든 길이 나에게는 가보지 않은 길.... 사람이 덜 밟은 길인 셈입니다.  매번 평탄한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할 순 없지만

되돌아 갈수 없는 현실에서 통곡하며 울기보다는 그래도 때로는 웃으면서 때로는 울면서... 때로는 함께 때로는 홀로.... 맑은 날에도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에도 꾸준히 앞을 향해 걸어왔고 내가 걸어보지 않은 옆 길에 대해, 때로는, 미련을 가지기도 하지만 내가 얻어왔던 행운들에 

감사하면서 지금도 걷고 있습니다. 삶에 대한 기대는 없지만, 아직 해보지 못한 것이 많기에 아직은 더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기대한다는 것, 그리고 아직은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 그리고 예측을 할 수 없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내 앞에 펼쳐진 길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을 그 순간순간들을 즐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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